물류비는 정말 올랐을까, 국가물류비 통계로 확인했습니다

톤당 물류비가 2년 만에 47.8%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비용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 비중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배달료가 올랐다, 택배비가 올랐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옵니다. 체감은 하지만 정말 그런지, 얼마나 그런지는 잘 모릅니다.
국토교통부가 공표하는 국가물류비 통계를 열어 보면 숫자로 확인됩니다. 생각보다 폭이 큽니다.

‘국가물류비’가 뭘 말하는 건가

숫자를 보기 전에 용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국가물류비는 화물을 옮기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나라 전체가 쓴 비용을 말합니다. 국토교통부 정의로는 아래 항목이 모두 들어갑니다.

  • 수송 — 트럭·선박·항공으로 옮기는 비용
  • 보관·창고 — 물건을 쌓아 두는 비용
  • 하역 — 싣고 내리는 비용
  • 포장
  • 물류정보 및 일반관리

즉 택배비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창고를 거쳐 매장에 닿기까지의 모든 비용을 합친 숫자입니다. 그래서 이 지표가 오르면 거의 모든 물건값에 영향이 갑니다.


물류비는 2년 만에 47% 올랐습니다

물건 1톤을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을 ‘톤기준 단위물류비’라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국가물류비 지표에 연도별 수치가 나와 있습니다.

연도톤당 물류비톤·km당 수송비
2017년87,280원607원
2018년91,028원651원
2019년95,440원671원
2020년123,241원781원
2021년141,057원818원

2019년 95,440원이던 것이 2021년 141,057원이 됐습니다. 2년 만에 약 47.8% 올랐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은 8,160원 올랐는데,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45,617원이 뛰었습니다. 완만하던 곡선이 갑자기 꺾인 셈입니다.

전체 규모로 보면 2021년 국가물류비는 282조 3,932억 원으로, 전년보다 18.25% 늘었습니다. 2001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이 4.13%인 것과 비교하면 한 해에 네 배 넘는 속도로 뛴 것입니다.

거리까지 감안한 톤·km당 수송비도 같은 방향입니다. 2016년 602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1년 818원까지 올랐습니다. 5년 만에 약 36% 상승입니다.
같은 거리를 옮기는 데 드는 돈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뜻이라, 단순히 물동량이 늘어서 총액이 커진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나라 경제 규모에 견줘 물류비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지표가 GDP 대비 물류비 비율입니다.

  • 한국 — 13.58% (2021년)
  • 중국 — 14.6%
  • 일본 — 8.97% (2020년)
  • 미국 — 8.0%

일본과 미국의 1.5배가 넘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지표에 유의사항을 함께 달아 두었습니다.

국가물류비가 높다는 것이 단순히 물류비용이 높아 물류체계가 비효율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물류산업의 부가가치 생산이 높아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측면이 많음을 의미할 수 있음

수출입이 많은 나라일수록 내륙 수송 물동량이 늘어 물류비가 커질 수 있고, 국토 구조나 산업 구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설명입니다. 숫자가 높다고 곧바로 “비효율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부가가치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통계의 다른 항목을 봐야 합니다. 국가물류비 대비 부가가치 비중입니다. 쓴 비용 가운데 실제로 가치를 만들어 낸 몫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 2015년 — 61.15%
  • 2019년 — 56.98%
  • 2020년 — 53.12%
  • 2021년 — 49.25%

2015년 61.15%에서 2021년 49.25%로 내려왔습니다. 비용은 늘었는데 그 비용이 만들어 내는 가치는 줄었다는 뜻입니다. 앞의 유의사항에 기대어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흐름입니다.

국토교통부는 기능별로 보면 재고유지관리 부문에서 부가가치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건을 쌓아 두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숫자가 내 지갑과 닿는 지점

물류비는 결국 물건값에 실립니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드는 비용이니, 오르면 가격에 얹히거나 누군가의 마진에서 빠집니다.

  • 소비자 — 같은 물건을 더 비싸게 삽니다. 무료배송 기준 금액이 올라가거나 배송비가 따로 붙는 형태로도 나타납니다
  • 자영업자 — 원재료 들여오는 비용이 오릅니다. 가격을 못 올리면 마진이 깎입니다
  • 화물차 기사 — 수송비 자체는 올랐지만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도 같이 올라, 손에 남는 돈이 그만큼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이 통계의 가장 최근 수치가 2021년이라는 것입니다. 국가물류비는 한국교통연구원이 국가교통DB와 운수업통계조사를 바탕으로 매년 하반기에 조사·발표하기 때문에 2년가량 시차가 생깁니다. 지금 체감하는 물가가 그대로 반영된 숫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술이 파고드는 자리

부가가치 비중이 떨어지는 지점이 곧 기술이 파고들 자리입니다. 재고를 덜 쌓아 두고, 빈 차로 달리는 거리를 줄이고, 종이와 전화로 오가던 일을 시스템으로 옮기는 쪽입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하실 것이 있습니다. “AI 배차로 공차율 몇 % 감소”, “물류 SaaS 시장 몇 배 성장” 같은 숫자가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지만, 정부나 국책연구기관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가 업체 보도자료인지 공공 통계인지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물류비가 빠르게 올랐고, 그 비용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줄었으며, 특히 재고를 관리하는 영역에서 그 흐름이 뚜렷하다는 것. 개선의 여지가 어디에 있는지는 이 숫자들이 말해 줍니다.


직접 확인해 보시려면

이 글의 숫자는 모두 지표누리 국가물류비 현황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연도를 골라 그래프와 통계표를 직접 조회할 수 있고, 원자료는 한국교통연구원의 「2023 국가 교통정책 평가지표 조사사업, 제4권 국가물류비」입니다.

지표 담당 부서는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이고, 공표 주기는 1년입니다. 다음 갱신 예정일은 2027년 6월 30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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